시온주의와 이스라엘 - 중동에 대한 오해 3. 표현하기


흔히들 이스라엘의 건국이 2차대전이 끝나고 서방열강에서 벗어난 신생국들의 독립과 비슷한 것이라고 상상한다.
홀로코스트가 상징하는 반유대주의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영웅적인 노력으로 '아무도 없는 약속의 땅'으로 돌아와
세계를 점령했던 제국들에게서 벗어나 독립했던 제 3 세계의 그들처럼 나라를 세운 것이다.
그러나 만들어진 휴먼스토리의 실체가 보통 그리 아름답지 않듯 이스라엘의 건국도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
 
 
유대인들의 선택

지주, 자본가들과 연합한 짜르 경찰은 유대인 대량 학살을 조직했다. [그들은] 노동자들과 농민들의 증오를 유대인들에게 향하도록 만들었다 ... 근로 민중의 적은 유대인이 아니다. 그들의 적은 모든 나라의 자본가들이다. - 블라디미르 레닌

유대인들은 전유럽에 퍼져있었는데 일반적으로 차별대우를 받고 있었다. 평시에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었고 그래서 프랑스혁명으로 그런 차별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터부시되는 직업에 종사해야했었다. 차별이 없어진 프랑스혁명 이후에도 민중들의 저항에 부딛친 지배자들은 민중의 분노를 유대인들에게로 돌려 화를 면했다. 

이러한 차별과 학대에 저항하여 유대인들은 두 가지 선택을 한다.

바로 사회주의시온주의이다.
 
많은 유대인들은 그들에 대한 공격이 계급문제를 숨기고 반대파를 분열시키기 위한 조잡한 사회통제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런 분열적인 인종차별정책에 대항하기 위해 사회주의운동에 참여한 것이다. 마르크스, 레닌, 트로츠키, 로자, 등등의 많은 유대인들이 사회주의에 헌신했다. 사실 유럽의 압도적 다수의 유대인들은 시온주의보다 사회주의에 기울어졌다. 심지어 동유럽과 러시아에서 짜르와 여전히 봉건적이었던 지배계급이 대중을 선동해 유대인을 학살할 때조차 시온주의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동유럽과 러시아에서 유대인들은 주로 미국과 서유럽으로 도망쳤고 오직 일부만이 중동으로 건너갔다.

반면 몇몇의 유대인들은 매우 다른 결론을 내린다. 현대 시온주의의 주설계자인 테오도르 헤르츨은 반유대주의가 불가피하며 따라서 유대인들은 유대인들만의 국가를 세워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반유대주의가 불가피하므로 그것을 이해하고 '용서'한다고 말했는데 후에 그는 심지어 반유대주의와 협력하기까지 했다. 이것은 반유대주의자들이 나중에 시온주의를 장려했기 때문이다.


시온주의의 태동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현재 거주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묻지 않을 것이다. ... 4대 열강이 시온주의를 지지하고 있다.
                                                                                                                                          - 아더 제임스 밸푸어

유대인들의 약속받은 땅, 그곳으로의 귀환은 그리스도교인들이 예수 재림을 통해 닿을 세상처럼 신화적인 것이었기에, 시온주의는 그들에 가해진 오랜 탄압에 대한 오래된 해결책으로 그다지 인기없었지만 색다를 것이 없었던 이념이었다.

헤르츨이 반유대주의에 대한 해결책으로 내세운 시온주의가 과거의 그것과 차별되는 점은 그가 시온주의를 의도적으로 유럽의 제국주의와 연결시키려 하였다는 점이다. 그는 유대 국가를 수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힘의 확고한 우위뿐이라고 주장했고 이는 곧 제국주의 열강의 후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선도적인 제국주의 열강이었던 영국은 인도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 팔레스타인을 지나기 때문에, 헤르츨은 영국인들이 식민주의 사상인 시온주의를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었다.

헤르츨이 죽고 다음 주도적 시온주의 지도자가 된 카임 바이츠만은 <맨체스터 가디언>에 보낸 편지에서 영국이 유대인 이주를 고무한다면 영국을 위해 수에즈 운하를 지켜는 나라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썼다. 바이츠만은 영국정부와 긴밀히 교류했고 그 결과는 바로 그 유명한 '밸푸어 선언'으로 나타났다.

* 이 현대 시온주의의 맥락을 모른다면 놀라겠지만 아더 밸푸어는 인종주의자로 1905년 '외국인 법'을 통과시켜 유대인이 영국으로
이주하지 못하도록 막으려 애를 썼다.


반유대주의와 시온주의

저는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 시온주의 조직자 채플린 클라우스너

위에도 말했다시피 시온주의는 그리 인기있는 이념이 아니었다. 1903년 카임 바이츠만은 헤르츨에게 이렇게 보고한 바 있다. "시온주의 운동은 유대인 청년들 중 최상의 분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유대인 학생기구는 혁명 진영을 확고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온주의의 지도자들은 이러한 경향을 되돌리고 그들의 구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반유대주의의 세력들과도 기꺼이 손잡았다.

1903년 러시아 키시뇨프(현 몰도바 수도 키시너우)에서는 짜르의 흔들리는 통치권을 사수하기 위해 유대인 학살이 자행되었다. 헤르츨은 학살을 주도한 러시아 내무장관 벤젤 폰 플레베( 악명높은 반유대주의자였다 )와 만나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이주를 돕는다면 짜르에 대한 모든 공격을 막겠노라고 약속했다.

시온주의자들의 이 아이러니컬한 반유대적 행위는 후에도 계속된다. 그들은 심지어 나찌와도 뜻을 같이 했다. 나찌의 반유대주의에 맞서 미국에서 유대인들의 독일상품 불매운동이 있었는지만 시온주의자들은 이에 반대했다. '세계 시온주의 기구' 의장이었던 카임 바이츠만의 발언을 생각하면 이것은 놀랍지도 않은 일이다. 그는 1912년 독일에서의 연설에서 각 나라는 혼란에 빠지고 싶지 않다면 제한된 소수의 유대인들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독일에는 이미 유대인이 너무 많다고 했다.( 히틀러 빰치는 논리아닌가? )
그외에도 시온주의자들의 반유대주의의 예는 널렸지만 다음 문장이면 그런 그들의 생리를 파악하는데 충분하리라 본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유대인들을 구하기 위해 ('유대인 구조 연합'의) 돈을 지원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면, 나는 "안돼. 절대 안돼."하고 대답했을 것이다. 내 생각에 우리는 시온주의 활동을 부차적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활동에 저항해야 한다.
                                                                                        - '시온주의 유대인 구조 위원회' 대표 이츠하크 그린바움

* 위의 모든 활동에는 나찌에 저항했던 유럽 유대인들의 레지스탕스활동도 포함된다.

* 끝소리님과 ghistory님의 지적 감사드립니다.


참고

John Rose , Israel: The Hijack State, 번역: 강탈국가, 이스라엘(다함께)

Our Roots Are Still Alive



PS.
윽 죽겠...-_; 본격 이스라엘 건국기는 내일부터... 졸려요;;

푸념.
갈수록 ... 요약이다 ㅠㅠ
알리는데 의의를 생각하렵니다.
정작 이스라엘 얘기는 ㅜ_ㅡ...

덧글

  • ghistory 2009/02/05 02:18 # 답글

    키시네프→키시뇨프(Kishinyov)입니다.
  • 끝소리 2009/02/05 09:03 #

    러시아어 이름은 말씀대로 '키시뇨프'가 맞습니다. 당시는 러시아 제국의 일부였으니 '키시뇨프'라고 쓰는 것이 좋을 것이고, 현재는 몰도바의 수도이니 몰도바어 이름 Chişinău에 따라 '키시너우'로 적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몰도바어'는 사실상 루마니아어의 다른 이름이고, Chişinău는 루마니아어 표기 원칙을 적용하면 '키시너우'입니다.
  • ghistory 2009/02/05 09:15 #

    끝소리/ 몰도바어라는 표기는 러시아를 달래려 2001년부터 재임중인 현직 몰도바 대통령이 채택한 정책들 가운데 하나라는군요.
  • 思惟 2009/02/05 11:16 #

    두 분의 지적 고맙습니다^^
  • 볼프 2009/02/05 10:29 # 답글

    어휴 하여간 시온주의 돼지쐉놈들은 답이 업ㅂ죠

    자기들이 사회통제책의 희생양으로 당한다면 그걸 정면으로 공격하고 타파할 생각을 해야지 약속의 땅은 무슨.......

    앞으로 올리실 이스라엘 건국기 기대하겠습니다.
  • 思惟 2009/02/05 11:16 #

    히히 고맙습니다.
    담번에 올릴 내용은 좀더 현재와 연관되어 있을 것이고 이스라엘정부나 내부인권단체로는 팔레스타인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이는 방향이 될 것입니다.

  • 노력하자 2009/02/05 17:36 # 답글

    시온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유럽에서 쓰던 유대언어인 실제어인 이디시어를 사어로 만들고 사어인 히브리어를 실제어로 만든 것보면... 뭐 이정도쯤이야... 약과일려나요
  • 思惟 2009/02/05 18:08 #

    음...ㅡ,ㅡ일제시대 '국어'정책이 비견될 정도긴 합니다만 불만이 컸을지는 의문입니다.
    다음 포스팅에 쓰겠지만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은 정부와 많은 부분 이해를 같이 합니다.
    ( 정부와 이해가 다른 국민도 있냐고 하시는 분은 잠시 이명박으로 구글링하고 오세요. )
  • 행인 2009/02/05 23:55 # 삭제 답글

    이스라엘의 시오니즘은 북한의 주체사상과 더불어 자국 노동자들을 체제에 가장 잘 포섭시킨 이념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오죽했으면 많은 사회주의자들도 이스라엘과 이슬람 민중의 연대를 촉구하기보다 이슬람 각국 민중들의 연대를 강조하겠습니까.
  • 思惟 2009/02/13 16:07 #

    이념보다는 이해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스라엘국민은 그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지금 받고 있는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이스라엘국민의 태도는 이점을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 dakiller6 2009/02/09 23:51 # 삭제 답글

    프레시안이 "이스라엘, 평화에 겨눈 총구"라는 제목하에 기사들을 묶어서 소개하고 있는데 꽤 읽을만해요.
    지난번 팔레스타인 공격을 어째서 하마스의 승리로 봐야하는지, 소련 붕괴가 이스라엘 사회를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등이 재밌을 것 같더라구요.
    프레시안 홈페이지 좌측 상단에 있음~
  • 思惟 2009/02/13 16:07 #

    ^^ 고맙습니다.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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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평등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믿는 것은 노동자 계급의 아이들에게는
조금 덜 깨끗한 공기와 더 적은 책과 더 작은 침실이면 충분하다고 믿는 것이다.

"그것은 그 아이들이 어쨌거나 다른 아이들보다 더 인간대접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믿는 것이다.
그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특히 그에 대해 무언가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끔찍한 잔혹성이 필요할 것이다."

- 데이비드 위저리